배흘림 원통형 석주로 세워진 범어사 일주문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산문 중 첫 번째 문이다. 우리가 사는 중생의 세계와 부처님의 세계를 구분 짓는 곳으로서 중생의 세계에서 부처님의 성역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을 의미한다. 일주문은 일직선의 기둥 위에 맞배 지붕을 한 독특한 양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기둥양식은 일심(一心)을 상징한다. 즉 절을 찾는 사람은 청정한 도량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고 일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주문은 ’기둥 네 개가 한 줄로 늘어선 3간의 구조(一柱三間)’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뜻하는 바는 {법화경}의 회삼귀일사상(會三歸一思想)과 연관된다. 즉 중생의 바탕과 능력에 따라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로 나누어진 불교의 여러 교법을 오직 성불을 지향하는 일불승(一佛乘)의 길로 향하게끔 한다는 사상적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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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문 위에는 각각의 편액이 걸려 있는데 가운데 ’曹溪門(조계문)’이라는 작은 편액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마하가섭 존자 달마 대사 육조 혜능 대사의 법맥을 이은 조계종 사찰임을 나타내고 오른쪽의 ’禪刹大本山(선찰대본산)’이라는 편액은 범어사가 선종의 으뜸 사찰임을 알려 주고 있으며 왼쪽의 ’金井山 梵魚寺(금정산 범어사)’라는 편액은 산명과 사명을 밝힌 것이다. 


일주문은 그 이름에서와 같이 기둥 넷이 한 줄로 서서 지붕을 받치고 선 세 칸 건물이다. 여느 사찰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겠지만 범어사 일주문은 석주로서 지붕을 받치게 하는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처음 건립된 것은 광해군 6년(1614)에 묘전 스님이 대웅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불전 요사를 중건할 때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뒤 숙종 44년(1718)에 명흡(明洽) 스님이 주관하고 대준(大俊) 우화(祐和) 처운(處雲) 스님들이 편수가 되어 석주로 개조하였으며 정조 5년(1781)에 백암(白巖) 스님의 주관 하에 다시 중건했다고 한다. 지금의 건물은 1781년에 세운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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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형상의 기둥은 지반에서 1.45미터 정도 높이까지 배흘림을 가진 원통형 석주를 세우고 그 위에 두리기둥을 연속하여 세워서 만들었다. 그 뒤에 겹처마의 맞배지붕을 얹고 측면에는 풍판을 달았다. 각 주칸을 동일하게 잡고 창방과 평방 뺄목을 방형으로 짜서 그 위에 1구씩 보간포(補間包)를 올린 내 외 3출목의 다포식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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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은 석주를 세운 독특한 구조로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조선 중기 다포식 가구의 전형적인 수법을 지니고 있어서 대웅전과 함께 목조 건축 양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다. 현재는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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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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