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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건물과 유적지

초가집이 있는 풍경

 

나 어릴적 이런 초가집에서 산 적이 있다.
흙벽으로 지네며 돈벌레들이 기어나오고 어떨 땐 혹시 뱀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더랬다.
일년에 한 번 지붕 초가를 걷고 새로 올릴 때면 초가 속에서 뱀들이 기어나오기도 했었다.
방안에는 항상 매케한 냄새가 났었고, 빈대와 벼룩도 함께 살았다.
방 천장에는 매주가 달려 있었고, 내 머리맡에 누에가 뽕잎을 먹는 소리에 잠이 들었다.
할머니는 군불을 아낌없이 넣어주셔서 잘 때 이리저리 뒤척이다 어떨 땐 등이 데기도 하였다.
할머니 찌찌 만지며 잠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내 머리가 희어져 가고, 어떤 녀석은 벌써 날 할아버지라 부른다.
솔직히 그건 좀 억울하다. 어쩌겠는가? 큰 조카가 결혼해서 애가 첫돌을 지났으니 이 놈 내년이면 말을 배워 나를 보고
분명 할아버지라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