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강좌

사진술의 내공, 셔터 제대로 누르는 방법

사진강좌, 셔터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누르는 법


찍기는 쉬운데 제대로 찍기는 어려운 게 사진입니다. 요즘 카메라는 자동모드들이 엄청 발달해서 웬만한 건 자동모드로 맞춰놓고 찍으면,  신경 써서 찍은 것보다 더 잘나올 때도 많습니다. 전문가적인 지식이 없어도 전문가 품 나게 찍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요즘의 데세랄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사진을 찍고 나면 내 사진은 왜 이리 흔들리는지...작은 섬네일로 봤을 때는 훌륭한데, 큰 모니터로 보면 절망감이 쫙~ 그래서 손떨림 보정 기능이 달린 카메라와 렌즈를 구입했는데도 변치 않는 이 수전증 현상~ 어떤 분은 이제 술과 담배를 끊겠다며 굳은 의지를 보이지만 사진 잘 찍는 것보다 그게 더 어려운 현실에 좌절합니다. ㅎㅎ

도대체 왜 내 사진만 이리 떨리고 흔들려서 나올까요? 이렇게 고민하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셧속이 느린 상황에선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아도 사람의 움직임을 셧속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흔들린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실내촬영이나 어두운 환경에서 이런 경험을 많이 하실 것입니다. 이럴 경우 스트로브를 사용하거나 ISO와 조리개를 최대한으로 개방해서 셔터속도를 확보해야합니다. 이런 경우는 손이 흔들린 것이 아니라 찍히는 피사체가 흔들린 것이죠.

둘째는 셔터 누르는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이것이 오늘의 주요 주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흔들리지 않게 사진을 찍을까? 어떻게 해야 흔들림 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냥 쉽게 누르면 되지 않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셔터 누르는 기술은 카메라를 사용하는 데 있어 고난이도에 해당하는 기술입니다. 가장 기초적인 훈련이지만 가장 등한시 하는 훈련이기도 하죠.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쉽게 터득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어떤 분은 군대에서 총 쏘는 법과 유사하다고 하셨는데 거의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격에서도 거저 방아쇠 댕기면 과녁에 맞을 것 같지만 표적에 정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해본 사람은 아는 거죠.


어떻게 하면 흔들림이 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을까에 대한 간단한 노하우를 전해드립니다. 총을 쏠 때 방아쇠를 당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지를 방아쇠에 두고 방아쇠의 사전압력을 서서히 가하여 무의식중에 직후방으로 격발이 이루어지도록 당겨야 한다.”

카메라의 셔터도 같은 원리로 누르시면 됩니다.

 


1. 서서 사진을 찍을 경우 먼저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왼발을 반 보 앞으로 내밀어 안정감 있게 자세를 잡습니다.

2. 카메라를 쥘 때 오른손으로 그립을 잡고, 왼손은 렌즈와 바디 아랫부분을 살며시 떠받치듯 잡는다.

3. 오른손 검지손가락의 제일 끝 마디 부분 전체를 셔터 위에 살짝 올려놓는다.

4. 셔터를 살짝 누르며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초점을 잡아 반셔터 상태로 하여 구도를 잡는다.

5. 그리고 반셔터 상태로 된 검지 마디 전체를 지그시 누르되 언제 셔터가 눌러졌는지 모르게 셔터를 누른다.

사진사_셔터



너무 쉽죠? 하지만 해보시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셔터속도가 충분한데도 흔들리는 경우는 손가락 끝부분으로 꼭 눌렀기 때문에 흔들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삼각대를 받쳐놓고 찍어도 흔들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꾹, 꼭, 쿡’ 누르면 대부분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살며시 자신이 누른지도 모르게 '찰칵' 그렇게 찍어야 합니다.


1/60초에서 흔들리지 않으면 초보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며, 1/30초에 흔들리지 않으면 이제 고수의 길로 가고 있는 겁니다. 1/15초에 흔들리지 않으면 슬슬 도의 경지에 이르고 있으며, 1/10초에 흔들리지 않으면 하산하셔도 됩니다. 사실 1/10 초는 사진 전문가들 중에도 별로 없다고들 하시더군요.


실내 공연 촬영 시 최소 셔터확보 속도가 1/30입니다. 왜냐하면 피사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셔터가 흔들리지 않아도 피사체의 흔들림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얼굴은 고정이 된 순간동작을 찍으려면 1/30초는 확보를 할 수 있어야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데세랄 보급기가 100만원 정도이고, 셔터박스가 20만컷 정도 찍으면 고장이 난다고 하더군요. 계산해보면 한 컷에 5원정도 비용이 드는 겁니다. 여러분이 그저 셔터를 한 번 슬쩍 누른 결과 5원이 딸랑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ㅎㅎ그래도 저처럼 카메라를 차에 싣고 다녀도 일 년에 2만컷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이 말을 하냐 하면 아무리 찍어대도 고장 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시간 날 때마다 살며시 누르는 연습을 열심히 해보세요.


저는 사진을 처음 찍을 때 작은 추를 실에 매달아 흔들어놓고, 마음속으로 추가 지나는 곳을 그린 다음, 그곳을 지날 때 셔터를 누를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그 덕에 사진을 흔들리지 않고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순간을 놓치지 않는 순발력까지 갖출 수가 있었습니다.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by 레몬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