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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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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부패되는 음식과 발효되는 음식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잇다. 한국 사람드른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사진 = 부산 대신동, 구덕운동장 by 레몬박기자
이외수 썩은 쥐를 움켜쥔 올빼미 어떤 단체에서 감투를 쓰거나 완장을 차면 갑자기 자신의 인격을 신격으로 착각하고 안하무인으로 설쳐대는 속물들이 있다. 그들은 감투나 완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친구나 부모를 배반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같은 무리 중에서 자기보다 주목 받는 존재가 나타나면 중상과 모략을 일삼는 특성도 나타내 보인다. 장자는 그런 부류들을 "썩은 쥐를 움켜진 올빼미"라고 표현했다. -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사진 = 부산대학교의 명물 삼단토스트 by 레몬박기자
이외수, 타락한 세상 낭만이 죽었다는 소문에 대하여 이외수 하악하악, 낭만이 죽은 타락한 세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비냄새가 섞여 잇다. 나무들이 머리카락을 산발한 채 몸살을 앓고 있다. 세상은 오래전에 타락해 버렸고, 낭만이 죽어다는 소문이 전염병처럼 더돌고 있다. 그래도 지구는 아직 멸망하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집필실에 틀어박혀 진부한 그리움을 한아름 부둥켜안은 채 그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이외수의 "하악하악" 중에서- 사진= 울산 간절곶, 비오는 날에 by 레몬박기자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이외수의 '하악하악' 첫 장에 있는 화두이다. 사실 해는 웃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그걸 그렇게 느낄 뿐이다. 해가 빙그레 웃으며 떠오른다고 느낀다면 그 사람의 마음 또한 그럴 것이다. 해가 그렇게 날보고 빙그레 웃어주니 하루 시작하는 것이 신바람 나질 않겠는가? 때로 해는 내게 따가운 햇살을 화살처럼 쏘면서 떠오른다. 뭔가 불편한 심기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말이다. 어떻게 된 해는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아는지? 사진 = 부산 광안대교 일출 by 레몬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