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원에 산수유가 있다.
봄이 오니 노란 꽃이 활짝 폈다.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聖誕祭)〉에 산수유가 나온다.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가난한 아버지가 아픈 어린 아들에게 겨우 산수유밖에 따다 줄 수 없는 현실을 아련한 추억으로 처리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다. 이처럼 산수유 열매는 아주 옛날부터 약재로 널리 쓰였다.
서리가 내린 늦가을 날 열매를 수확하여 씨앗을 빼고 말린 것을 약으로 쓴다.
by 레몬박기자
'사진과 글 > 생태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두꽃이 질 때 (0) | 2021.07.16 |
---|---|
자두꽃 활짝핀 파란 봄날 (0) | 2021.07.16 |
양지에서 핀 수선화 음지에서 자란 수선화 (0) | 2021.07.14 |
목련꽃을 목필, 북향화라고 부르는 이유 (0) | 2021.07.14 |
동네 개천에서 잡은 도룡뇽 (0) | 2021.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