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에는 목백일홍, 양반나무, 간질나무, 간지럼나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원예학회에서 배롱나무를 백일홍이라 하고 초화인 백일홍을 백일초로 정리하였다.
양반나무는 이 나무가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려울 정도로 추위에 약한데
그로 인해 봄에 싹도 늦게 나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간질나무나 간지럼나무는 간지럼을 잘 타는 나무라는 뜻으로, 이 나무의 줄기에 손톱으로 긁으면 간지럼을 타는 듯 나무 전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저금타는낭’이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간지럼 타는 나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줄기가 원숭이도 미끄러워 떨어질 만큼 매끄럽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또 일본에서는 게으름뱅이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목백일홍>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서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 도종환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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