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들려오더군요. 후지필름에서 5PRO를 끝으로 더이상 DSLR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네요. 사실 바디제조 기술이 없는 후지필름이 계속해서 DSLR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무리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후지필름 하면 색감이 좋은 카메라로 정평이 났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저는 5PRO는 써보질 못했고, 3PRO만 세번을 구입했다 다시 방출했습니다.
후지 3PRO는 니콘의 F80 바디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니콘의 DSLR 보급기인 D80보다 성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아마 D80정도만 되었더라도 저는 이놈을 절대 방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절 가장 좌절하게 했던 것이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연사 속도이고(아예 연사가 안된다고 생각하심 편합니다.) 또 하나는 찍은 사진을 읽어내는 시간(엄청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구린 액정이죠. 이걸로는 사진이 찍혔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된다는 아주 해탈에 가깝도록 마음을 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 마음을 못 비워 세번 구입했다, 세 번 다 조금 사용하다 다시 방출했답니다.
그런데 3PRO가 갖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첫째는 세로그립 일체형이라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크기가 작고 가볍습니다. 여행할 때 아주 좋습니다. 뽀대도 나고, 여기에 조금 큰 사이즈의 렌즈를 달면 모두 전문가로 대접해줍니다. 제가 미국에서 이걸 들고 갔는데, 샾에서도 모두 제 카메라를 탐내더군요. 그리고 색감은 정말 따를 장사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색감 보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화밸이 잘 맞고, 아주 부드러운 발색력을 보여줍니다. 대부분 이 색감 때문에 3PRO를 찾게 되고, 바디 기능 때문에 버리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죠. 5PRO는 니콘의 D200 바디를 차용했다고 하는데, 그래도 바디 성능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더군요. 자 그럼 후지 3PRO의 색감을 한 번 감상해보세요.
미국 사진들은 색감을 조금 보정한 것이고, 첫 사진은 무보정한 사진입니다. 전체적으로 색이 아주 고르게 나타나면서 부드럽게 표현됩니다. 그래서 첫눈에 확 와닿지는 않지만 두고 두고 다시 보고 싶은 그런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을 표현해주죠. 3PRO어제 헐값에 방출했습니다. 많이 아쉽네요. ㅎㅎ 가져가신 분 즐거운 사진 생활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