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약수골 계곡변에 있다. 머리가 없는 석불여래좌상으로, 엄지손가락도 잘려 나갔고, 상대석과 중대석은 석불과 따로 떨어져 흙에 절반쯤 묻혀 있다. 결가부좌로 앉은 석불은 풍만한 몸체로 우견편단의 가사를 입고 있고, 상대석에는 연꽃이 위로 향하고 있는 앙련(仰蓮)이 24개 새겨져 있다. 사각의 중대석에는 신장상(神將像)을 새겼는데, 사면에 양각된 것으로 보아 사천왕상으로 여겨진다. 대좌에 신장상이 등장하는 것은 700년대 말 ~ 800년대 초에 시작되는 양식으로, 이 불상은 800년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남산에는 이렇게 머리가 잘린 석불이 종종 발견된다.
바로 조선시대 억불정책의 일환으로 자행되어진 일이다.
남산의 한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부처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떼어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빛이 담기지 않는 자리에는 빛 대신 그늘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을 다듬으며 쉬다가 돌아앉아
부처의 한쪽 눈에 똥을 눠놓고 간다
새는 사라지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
(오규원·시인, 194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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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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