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읍동에 있는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 이수현 의인추모비 외에도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탑과 비석이 있다.
회관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바로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탑이다.
부산학생항일의거는 1940년 11월 23일 동래고등보통학교(현 동래고)와 부산제2공립상업학교(현 개성고) 학생 1021명이 벌였다.
이날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학생 체육대회에서 일본인 심판 노다이(乃台) 대좌가
일본인 학교를 우승시키기 위해 편파 판정을 하고 조선인 학생들을 모욕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분개한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가두시위를 벌이고 일부는 노다이의 집을 습격했다.
이 일로 200여명이 검거돼 14명은 실형을 선고받았고, 83명이 학교로부터 퇴학 등의 징계를 받았다.
새로 발견된 학적부에는 '심판이 불공평하다고 소리치고, 동래중학 생도와 본교 생도 등 다수와 함께
배속 장교 노다이 대좌 관사에 침입해 돌을 던지고 유리창을 파괴했다'는 퇴학 사유가 나와 있다.
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부산제2공립상업학교 학생 8명과 동래고등보통학교 2명의 참여 사실도 확인됐다.
국가기록원은 부산 의거에 대해 "1929년 광주학생의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고태국 음악비이다. 고택국 음악비는 사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고태국 선생(1917~1977)은 성악가이자 합창 지도자이며, 음악 교육자로서 부산 지역의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현대 부산의 선구적 음악가였던 고태국을 기리는 이 음악비는 특정 개인이 아닌, 다수의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힘을 모아 건립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선인(先人)에 대한 추모나 기념 의식이 갈수록 쇠퇴해 가는 오늘날, 지역 음악계의 선구자를 기리는 음악비 건립은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뜻 깊다.
특히 초창기 학교 음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태국의 음악비가 부산 학생 교육 문화 회관의 앞뜰에 건립되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고태국을 기리기 위한 음악비는 그랜드 피아노와 높은음자리표를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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