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진 발명인가 발견인가?
사진이 발명적인 요소도 있지만 발견적인 요소가 더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발명은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 것이며, 물리적 기계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고, 발견은 남이 미처 보지 못한 원리나 이를 찾아낸 것으로써 화학적 수학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이라 할 수 있죠. 보통 어떤 원리가 발견되면 이를 이용한 발명이 잇따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사진은 반대입니다. 먼저 카메라가 발명되었고, 이후에 이미지를 고정하는 사진적인 발견이 뒤따랐습니다. 물론 카메라 없이도 사진은 만들어집니다. 카메라가 먼저 세상에 나와 영상을 보게 한 다음, 화학적인 원리에 의해서 사진이 탄생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은 발명에 앞서 발견을 이해하고 말해야만 사진의 본질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이란 빛이 화학적 감광물질 위에 자연적으로 그린 그림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카메라보다 화학적인 원리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사진은 결코 카메라가 아닙니다. 포토그램처럼 카메라 없이도 사진이 만들어지듯이 사진은 빛그림 자체입니다. 포토그램이 발명이 아닌 발견으로 말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사진이 발견이 아닌 발명으로 둔갑되었을까요? 진정한 사진 발명자로 알려진 프랑스인 로드 니엡스와 조셉 니엡스 형제는 군을 제대한 후 카메라 옵스큐라를 통해 영상을 고정시켜 돈을 벌어보자고 의기투합하였습니다. 이미 그들은 1806년에 내연기관을 발명했고, 이후 수도펌프와 설탕제조기, 방직기 등을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1816년 동생 니엡스는 형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 난 발견했어, 종이 위에 음화로 영상을 재현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완전 빛에 의해 그려진 영상을 약산으로 고정시킨 거야” 라고 했습니다. 최초의 사진 발견가 니엡스는 “사진(빛그림)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니엡스는 곧 자신의 발견을 발명으로 고쳐부르는데, 그 이유는 발명품으로 돌려야 시대 정황에 따라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발명품이어야 특허권을 얻을 수 있고, 또 특허권을 가져야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니엡스로서는 발견보다는 발명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사진을 발명하기 위해 이미 가산을 탕진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 사진발명가로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람은 니엡스의 동업자인 “다게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아주 지능적인 장사군이었는데, 사진을 먼전 발견이라 하였다가 발명으로 대체했습니다. 그래야 그로서는 특허권이 니엡스가 아닌 자신의 것이 되고, 자신의 사진술이 독자적인 것으로 최초의 발명자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그의 의도대로 사진은 “다게르의 발견”이라 불리며, 최소의 사진 발명가가 되었습니다.
사진을 경제적 정치적 목적으로 다가서면 발명이 보이고, 화학적 원리적으로 다가서면 발견이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진을 발명으로 불리길 꺼리고 있습니다. 왜냐면 여기에는 특허권과 소유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만일 사진을 발명품이라고 한다면 특정국가가 이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발견이라 해야 어느 나라라도 사진의 원리를 다양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보면 사진은 발견입니다. 카메라 발명 이후 사진의 발견이 있었고, 사진의 발견 이후 사진술이 뒤따랐습니다. 카메라 옵스큐라와 영상에 대한 원리를 사진발명 이전에 이미 세계가 공유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 이글은 진동선님의 영화보다 재밌는 사진이야기를 정리하여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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