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내가 대학교 4학년 때이다.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고 올림픽 때문에 한창 국민들의 시선이 뺏겨 있을 때
난 참 허무한 대학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졸업하면 무얼하지?
국문학과..다닐 때는 좋았지만 졸업할 때 갈 수 있는 곳은 세 군데
교직을 이수하면 교사로 그것이 없으면 학원가로 그리고 글 쓸 능력이 되면 언론사로..
그리고 더 공부하고 싶으면 대학원으로..
난 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 진학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정말 내가 가야할 길인지 참 많이 망설였다.
문학에 대한 갈망보다 인생과 진리에 대한 갈망이 더 컸기 때문이며
이보다 앞으로 먹고 살아야 할 생계 걱정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언론사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 때.. 비가 오는 날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난 커피 한 잔을 들고 강의실 창가에 서서 비오는 미리내계곡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소리와 비에 씻긴 청량한 계곡의 모습 그리고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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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문득 정말 찐한 사랑을 하고 싶었다.
그날만큼 사랑이 그리운 적이 없었다.
사진 =부산대학교 인문관 비오는 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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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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