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돌은
가벼이 움직이지 않는다.
자기보다 더 무거운 무게로
주어진 자리를 지킨다.
황야에 버려진 돌,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돌,
그래도 돌은
지평의 한 모서리를 눌러
흔들리는 숲,
날으는 새의 균형을 위하여
주어진 자리에 무게로 앉는다.
오직 돌 하나 되기 위하여
창세기의 지층에서
20세기의 황야에 나앉기까지
어둠을 견뎌온 인내.
묻혀온 세월의 아픔을 담아
더 이상 빈 자리가 없는
고밀도의 알맹이.
물에 젖어도 부풀지 않고
불에 타도 재가 되지 않는
초월하는 힘,
가장 든든한 터전의 기초.
오늘은 푸른 하늘과 마주 앉아
말없이 보여준다.
절대의 평화.
-송순태-
사진 = 울산 암각화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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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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