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글 /생태갤러리

무꽃과 무다리에 얽힌 슬픈 전설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한양땅 마포나루에 한 과부가 살았습니다. 

이 과부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마포나루는 그녀의 소문을 들은 남정네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천하일색인 그녀에게도 사람들이 모르는 허물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다리가 못생긴 것이었어요.

어쨌거나 그녀의 곧은 심성 때문에 남정네들은 일년 삼백 육십일 속만 태우고 있을 수 밖에요.

 

 

그러던 어느 가을 밤, 초승달이 구름에 가린 틈을 타서,

남녁지방에 사는 한 뱃사공이 드디어 그 여인을 보쌈해 갔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 여인은 남정네에게 딱 한가지 맹세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백일이 되기까지는 자기를 건드리거나 자기의 알몸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뱃사공은 아쉬웠지만 어쩌겠습니까?  대쪽같은 여인네의 심성을 아는지라 들어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무튼, 배필은 역시 하늘이 정해주는 것인지 둘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꿀맛같은 날을 보낸 것도 어언 석달이 지난 어느날.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밤늦게 들어온 뱃사공은 부인의 몸을 보고 싶었습니다. 

술을 너무 마신 탓에 그만 부인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긴 것이지요. 

 

부인이 잠든 것을 확인한 뱃사공, 촛불을 켜고 이불을 살짝 들췄습니다.

여자의 젖가슴을 본 남자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술이 확 깨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웠던거죠.

그렇게 이불을 조금씩 들추어가며 아름다운 아내의 자태를 보던 이 뱃사공 
드뎌 이불의 맨 아래쪽을 들추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다리를 본 순간,

그렇지 않아도 가슴이 콩딱콩딱 뛰고 숨이 막히던 남자는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마비로 급사해버렸습니다. 

 

이튿날, 눈을 뜬 여인은 남편이 자기 곁에서 싸늘한 시체로 죽어 있는 남편을 발견하고는

너무 슬퍼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죽게 만든 자기의 다리를 한스럽게 바라보다가,

그만 다리를 잘라버리고는 남편 곁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이듬해 여름, 여인의 무덤가에 청초한 잎이 돋아 나오고, 그 가운데로 기다란 대가 자라더니

그 여인의 모습처럼 예쁜 꽃이 피어났습니다. 
그 자리를 파보니, 땅속에서는 그녀가 그렇게 감추고 싶어했던 다리를 닮은 무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상 ~~ 믿거나 말거나 무꽃에 얽힌 전설이었습니다. 

'사진과 글  > 생태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촛불맨드라미  (0) 2020.11.19
[동시] 꽃잔치  (0) 2020.11.06
무꽃과 무다리에 얽힌 슬픈 전설  (0) 2020.10.29
이 꽃 이름은 이고들빼기  (0) 2020.10.26
박꽃과 조롱박  (0) 2020.10.19
꽃댕강나무꽃을 찾아온 벌새  (0) 2020.10.13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