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내가 사는 동네엔 탱자나무가 많이 있었다.
벽돌로 담벼락을 쌓지 않고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둘렀다.
탱자나무 울타리는 귀신도 뚫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견고하다.
문제는 탱자울타리 근처로 걷다가 잘못하면 가시에 찔릴 수 있다는 것이다.
5월이면 탱자나무에 꽃이 핀다.
탱자나무꽃이 활짝 핀 탱자나무.. 하얀꽃에서 아주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향기가 퍼져온다.
탱자나무 꽃향기는 아카시아꽃 향기만큼이나 달콤하고 또 멀리 퍼진다.
꽃이 지고 탱자나무에 노란 탱자가 잘 익으면
그걸 따서 동네 누나들은 가방에 넣고 다녔다.
그러면 가방에서 달콤하고 쌉싸름한 탱자냄새가 가방을 열 때마다 풍겨난다.
천연방향제인 것이지 .. 그 향이 참 좋았다.
탱자나무꽃의 꽃말은 추억이라고 한다.
정말 추억을 불러오는 꽃인 것 같다.
탱자나무꽃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아련한 그 옛시절이 아른거리는 듯 하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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