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문익환
자정이 지났습니다.
밤의 숨결에서 새벽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방바닥이 따스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손때 묻은 책들이 두 벽을 메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옷장이 있고 아내의 경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당장이라도 부엌에 나가 커피를 끓여 먹을 수 잇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감방과 다른 건 그런 게 아니고
옆에 잠들어 있는 아내의 고른 숨소리입니다.
아내의 숨소리를 원고지에 곧 옮길 수 있다는 것도
다르다면 퍽 다른 일입니다.
-문익환의 시 '다른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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