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문익환
아들아
눈 감고 기다려라
비닐 창밖으로 주르륵주르륵 빗소리 나며
죽은 하늘
희뿌연 아침이면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서서
눈 감고 기다려라
청진 원산 속초 울지 앞바다에 피를 토하며
모래불을 어루만지는 나의 마음
네 마음에 화끈 솟아나리라
높은 산 깊은 골 핏자죽을 찍으며 더듬어 오르다가
설악산 등성이에 쭉 뻗어 버린 너의 기다림이
눈시울을 적시며 두만강 가를 서성이는
네 형 문석이의 터지는 가슴으로
불끈 솟아나리라
아들아
온 세상이 이리 구중중한 아침이면
네 염통 쿵쿵 울리는 소리 들으며
눈 감고 기다려라
모든 걸 버리고 기다려라
모든 걸 믿으며 모든 걸 사랑하며 기다려라
사진@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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