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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생태갤러리

시들어가는 백일홍에 집을 짓다

사랑의 꽃 백일홍 

백일의 영화를 꽃피우다 이제 꽃잎들이 하나씩 떨어져 간다. 

시든 꽃을 외면하는 것은 더 생생한 꽃들이 많기 때문이고 

시든 꽃을 보느라면 마음이 서글프기 때문이다. 

 

 

시든 백일홍에 손님이 찾아왔다. 

수많은 다리를 꽃잎에 얹고는 한 걸음 한 걸음 아주 신중하게 옮긴다. 

여기에 집을 지을까나? 

 

 

꽃은 지더라도 백일동안 그 아름다움을 선사했으니 

할 일은 다했다. 그것도 모자라 

너의 스러져가는 꽃술에 둥지를 찾아온 애벌레도 있으니 

넌 참 훌륭한 인생의 꽃을 피웠다.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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