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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자유갤러리

매미 울음 끝에

매미 울음 끝에

 

-시, 박재삼, 

 

 

 

막바지 뙤약볕 속

한창 매미 울음은

한여름 무더위를 그 절정까지 올려놓고는

이렇게 다시 조용할 수 있는가

 

 

 

 

지금은 아무 기척도 없이

정적의 소리인 듯 쟁쟁쟁

천지(天地)가 하는 별의별

희한한 그늘의 소리에

멍청히 빨려들게 하구나

 

 

 

 

사랑도 어쩌면

그와 같은 것인가

소나기처럼 숨이 차게

정수리부터 목물로 들이붓더니

 

 

 

 

얼마 후에는

그것이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맑은 구름만 눈이 부시게

하늘 위에 펼치기만 하노니

 

 

by 사진 / 레몬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