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도 이해하는 야경촬영법, 야경을 아름답게 찍는 방법, 화려한 야경에는 비법이 있는 것인가? 야경촬영법에 대해 알아보자.
SLR클럽 게시판에 괄목상대여몽이라는 분이 자신이 찍은 야경사진을 올려두고 비평을 청했습니다. 다른 고수들이 찍은 야경을 보면 화면에 나타나는 색감부터 화려하고, 불빛의 날도 예쁘고 아름다운데 왜 자신이 담은 야경은 이런지 고수들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용기에 감탄하였고, 저도 예전에 사진을 처음 배울 때 많은 분들에게 그런 도움을 받았던 터라 여몽님이 올린 사진을 제 블로그 야경 강좌에 사용해도 되냐고 했더니,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올린 사진을 가지고 야경 찍는 법 강좌를 하고자 합니다. 먼저 예제사진부터 보시죠.
괄목상대여몽님이 올린 야경사진 예제
위 사진이 괄목상대여몽님이 올린 사진입니다. 오늘은 이 사진에 대한 비평보다는 야경사진을 찍는 테크닉에 관한 부분을 중점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야경을 찍는 환경
야경 사진을 보면 상당히 화려한 사진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그 사진들이 갖는 하늘색은 대부분 짙은 파란색을 보이고 있을 것입니다. 화려한 야경을 찍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것이 바로 야경을 촬영하는 시간입니다. 일명 '매직아워'라고 하는데, 해가 졌지만 아직 하늘빛의 여운이 남아 있고, 거리에는 불이 켜져 있는 그 시간대입니다. 겨울에는 5시-6시 경, 봄가을에는 7시 경, 여름은 8시 정도일 것입니다. 그 때는 하늘 색이 아직 푸른 빛을 띠고 있기 때문에 야경 사진 전체가 환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촬영모드는 형광등 모드나 텅스텐 모드로 한다면 이와 비슷한 효과를 또 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하늘이 검고, 아래 바다도 검고, 중간에 불빛이 있는 도시 거리만 빛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적막한 느낌이 드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진은 주제가 보이질 않습니다. 사진에서 주제란 내가 찍고자 하는 주요 포인트를 말하는 것인데, 위 사진은 무엇을 찍었을까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저 지나가다 눈에 보이는 것을 사진에 담았을 뿐입니다.
여몽님의 설명을 보면 거리 가로등의 반짝이는 불빛을 담고 싶다고 하셨는데, 만일 그게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사진 속에 제가 흰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망원으로 당겨서 촬영하는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담고 싶은 욕심에 광각으로 찍은 것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모르게 되어버린 사진이 되어 버린 것이죠.
2. 가로등의 빛갈라짐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야경을 찍을 때 많은 분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가로등이나 다른 불빛의 빛갈라짐입니다. 빛갈라짐은 먼저 렌즈의 조합과 조리개의 개방 수치, 그리고 셔터스피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렌즈의 구성에 따라 빛갈라짐의 수가 달라지고, 조리개의 수치에 따라 빛갈라짐의 예리함과 길이가 달라집니다. 여몽님 말씀대로 F22정도가 되면 빛이 상당히 예리해지고, 또 셔터스피드가 길어질수록 빛의 길이가 길어집니다. 다행히 여몽님은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찾은 듯합니다. 하지만 그 빛이 쨍하게 느껴지지 않고 사진이 흔들린 느낌이 듭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3. 왜 사진이 흔들렸을까?
여몽님은 분명히 삼각대를 사용하였고, 사진을 촬영할 때 릴리즈나 셀프타이머를 사용하여 찍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진이 이리 흔들릴 수 있을까? 초점을 제대로 잡은 것 같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리개 값이 F22로 담았다면 웬간하면 초점이 다 맞을텐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유가 있습니다.
위 사진 정보를 보면 셔터스피드가 무려 90초입니다. 이게 변수입니다. 차를 타고 가다 경관이 아름다워서 길 가에 차를 세워두고 삼각대를 펼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삼각대를 펼쳐도 사진이 찍히는 동안 그 길로 차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땅이 흔들리죠. 90초면 그 흔들림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거기다 바람이 붑니다. 삼각대로 튼튼히 받쳐도 90초면 바람의 흔들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흔들려보이는 것입니다.
참고로 야경을 찍을 때 렌즈의 특성상 조리개를 F8-13정도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개 값이 이 정도일 때 화질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조리개가 이보다 높으면 사진 선명도가 낮아집니다. 그리고 조리개가 이보다 낮으면 셔터스피드를 확보하기 어렵고, 빛갈라짐이 투박해집니다. 그리고 셔터스피드는 20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구요. 20초 이상을 놓고 찍으면 도시 야경의 경우 대형광고판이나 빛이 모여 있는 곳은 대부분 화이트홀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25초 정도로 놓으면 아마 여몽님이 원하시는 예쁜 빛갈라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위 사진을 다시 찍는다면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겠네요. 위 사진을 다시 찍어야 한다면
1) 일단 시간을 일몰 시간에 맞추어 오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 무엇을 찍을 것인가 확실하게 마음에 두고 구도를 잡아야 한다.
3) 카메라의 설정을 살핀다. 화상이미지는 RAW로 설정하고, ISO는 가장 낮은 것으로, 촬영 모드는 M 또는 A모드 (일단 A모드로 적정노출에 두고 사진을 한 장 찍어보세요. 그러면 사진을 찍을 조합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M모드에 두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를 조절해보는 것이죠. 또한 화이트홀이 생기지 않는 범위로 노출을 조정해야 합니다.) 화벨은 형광등 모드로, 릴리즈를 설치하거나 셀프타이머로 카메라 설정을 맞춥니다. 그리고 이 조합을 여러모로 바꾸며 시간이 허락하는 데까지 여러번 촬영을 한다.
4) 찍은 사진을 후보정 한다.
후보정은 필수입니다. 같은 장면을 여러번 찍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혹 화이트홀이 생긴 부분 합성해야 하구요, 너무 어둡게 찍은 부분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보는 화려한 야경, 한 번에 찍어서 그렇게 화려하게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겁니다. 설정을 달리해서 여러번 같은 장면을 찍은 후 후보정 또는 합성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보완한 것입니다. 디카시대 후보정은 필수입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찍은 야경 몇 점을 올립니다. 사실 전 야경을 잘 찍지 않습니다. 이유는 제가 가진 카메라가 니콘 D1X입니다. 아주 특이한 색감 때문에 버리질 못하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이걸로 야경 찍으면 노이즈가 드글드글합니다. 셔터스피드 2초를 견디질 못합니다. ㅎㅎ
해운대 마천루 야경 반영 사진입니다. 여기 야경 찍으려면 커다란 대야를 가져와서 바닥에 물부터 뿌리고 시작합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은 같은 장면인데 화벨을 달리했습니다. 느낌이 다르죠. 같은 장면 다른 느낌의 사진. 야경 찍을 때 화벨을 바꾸며 촬영해보세요.
여기서 카메라의 각도를 조절하면 건물과 반영 사이에 있는 바다를 보이지 않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부산의 산복도로에 있는 작은 동네 풍경입니다. 포근하고 따뜻한 정이 있는 느낌을 담아보았습니다.
금정산에 올라 담은 부산야경입니다. 저도 매직아워 때 담은 야경은 거의 없더군요. ㅎㅎ
저도 사실 매직아워 때 담은 화려한 야경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게을러서 잘 안되더군요 ㅎㅎ
괄목상대여몽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도움이 되셨으면 추천부탁드립니다.
↙ 경주 안압지의 절정 야경
↙ 해운대 마천루의 아름다운 야경
↙ 사진강좌, 셔터속도와 S모드의 이해
↙ 사진강좌, 아름다운 분수쇼 사진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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