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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생활갤러리

난 요즘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 너무 좋다


요즘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이 많이 편안해졌다. 

아내가 달라진 것인지 내가 달라진 것인지 아님 둘 다 달라진 것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예전에 비해 아내와 여행하면 많이 즐겁고 행복하다. 

둘이 티격태격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여유가 있다. 

아내는 사실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일단 차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15분만 지나면 멀미가 난다고 하고 20분이 지나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니 아내와 어딜 간다고 할 때 아내가 차 안에서 견딜 수 있는 최대의 시간이 30분이며, 이를 넘기면 거의 전쟁 수준의 다툼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이 다 크고, 아내도 나랑 같이 오래 살다 보니 많이 친숙해진 것인지 닮아가는 것인지 여행에 대한 예전과 같은 거부감이 없다. 도리어 어떨 때는 같이 가자고 먼저 설레발을 칠 때도 있다. 




이번에 아이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어버이날이라고 여행을 보내줬다. 

통영에 아주 멋진 펜션을 하나 잡아줬고, 식사하라고 용돈까지 아내에게 쥐어줬다. 

2시간이 넘는 먼 거리였지만 아내는 불평 한 마디 없이 나와 시간을 보냈다. 

정말 결혼하고 둘이서 이렇게 먼 거리를 오래동안 함께 아무 일 없이 다닌 적이 언제였던가 싶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혼자 여행하는 것보다 아내랑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옆에서 재잘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고, 길을 갈 때 손을 잡고 가는 것도 좋고, 피곤할 때는 잠시라도 운전대를 대신 잡아주는 것도 좋다. 함께 메뉴를 고르고 음식 평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유행가 가사처럼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잠든 너를 볼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하고 좋다. 





난 요즘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 너무 좋다. 


by 레몬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