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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풍경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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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마음이 흐르는 곳을 따라 흐른다 _주남지에서 물은 담긴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바람은 마음이 흐르는 곳을 따라 흐른다. 뜻이 끊어지면 마음 둘 곳이 없으니 바람 또한 정처 없이 허공을 헤메는구나 바람은 무정하여 가는 사람은 말 없이 떠나고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이 남긴 발자취만 공허히 쫓는구나 사진 @ 창원 주남지 by 레몬박기자
노을이여 노을이여 서산에 저무는 노을이여 서쪽으로 눈을 돌리니 때마침 석양이 보인다. 제 살을 태워 수줍어 발갛게 붉힌 노을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다고 산에 강에 바다에 볼을 갖다 댄다. 때마침 날아가던 기러기가 노을 속에 몸을 담근다. 혼자 살면 외롭다고 같이 몸을 담근다. 노을이여 노을이여 서산에 저무는 노을이여 기러기여 기러기여 밤을 피해 저녁 노을에 몸을 담근 기러기여 너는 서산 뒤로 몸을 피하고 너는 노을을 뒤로하고 날아가지만 피하지도 가지도 못한 난 홀로 밤을 맞는다. by 레몬박기자
창원 주남지 갈대에 이는 바람 오늘도 바람이 분다. 갈대가 숙여진다. 바람이 끊이지 않는다. 갈대가 흔들린다. 바람을 타고 햇살이 날아와 갈대잎에 박힌다. 처절한 아픔, 찬연한 상처가 몸에 베여들어 빛이 난다. 내 몸을 지나는 빛이 아름다운 건 처절하기 때문일까? 이제 바람이 그쳤다. 내 몸도 꼿꼿하게 섰다. 하지만 난 언제나 누울 준비를 하고 있다. by 레몬박기자
주남지의 철새들 그 평화로운 모습 아름다운 주남지 평화로운 주남지 하나님이 만든 자연 속에 사람과 다른 생물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우리도 세상의 일부이고 그들도 세상의 일부이고 그렇게 어울리도록 만들어진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by 레몬박기자
갈매기와 등대_ 길을 보여주마 해무가 짙은 날 저 멀리 등대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수많은 새들이 해무 안에서 길을 잃었다. 빛이 반짝인다. 내가 길을 보여주마 사진 @울산주전해안 by레몬박기자
파란 하늘 아래 잠시 쉬어가자 파란 하늘 아래 잠시 쉬어가자 파도가 빨리 오라 재촉해도 지금은 좀 쉬어가자 햇살이 이리도 좋은데, 봄 바람이 이리도 향긋한데, 갯내음이 이리도 정겨운데 햇살도 받고, 바람도 느끼고, 갯내음에 잠시 오침을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은가? 너무 재촉마라 오늘은 토요일 쉬는 날이잖냐? 일하는 월요일이 오면 그 때 일어설터이니 오늘은 그저 날 내버려두라. by레몬박기자
벚꽃 핀 원동 순매원에서 나는 기차를 기다린다 양산 원동 순매원 벚꽃이 피는 이맘 때 항상 이곳을 찾는다. 벚꽃을 보며 봄이 온 것을 확인하고 또 벚꽃과 낙동강을 보며 마음을 달래고자 함이다. 나는 순매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시간을 보낸다. 기차를 기다리기 위함이다. 양산 순매원의 벚꽃과 기차들은 오랜 친구이다. 그래서 하나가 빠지면 그림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벚꽃이 만개한 순매원의 풍경은 단지 꽃이 핀 아름다운 풍경만 담는 것이 아니다. 기차와 벚꽃 그리고 낙동강 이 셋의 오랜 우정을 담는 것이다. by 레몬박기자
남편 나무 - 남편 나무 - 어느 날 남편이라는 나무가 내 옆에 생겼습니다. 바람도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주니 언제나 함께하고 싶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리고 항상 내가 돌봐줘야 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내가 사랑하는 나무이기는 했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런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귀찮고 때로는 불편하게 함으로 날 힘들게 하는 나무가 밉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괜한 짜증과 심술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나무는 시들기 시작했고,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심한 태풍과 함께 찾아온 거센 비바람에 나무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럴 때 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