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글 (2116) 썸네일형 리스트형 장유폭포_떨어져 내려도 희망이다 폭포 떨어져 내려도 희망이다 절망의 힘도 이렇게 크면 희망이 된다 비명도 없이 곤두박질 치다보면 딛고 섰던 땅까지 움푹 파지지만 그보다 더 세찬 무엇이 생명을 받들고 위로 솟구치고야 만다 수직의 절망이 수평의 희망으로 튕겨 흐르는 숨막힘 (고옥주·시인) 여기서부터는 장유폭포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인공폭포, 폭포의 규모는 이것이 훨씬 크다. 문익환- 눈물겨운 봄이 왔네 눈물겨운 봄이 왔네 -문익환 눈 덮인 산등성이를 넘던 아침 햇발도 은빛 가루로 부서져 흩날리는 북간도 명동 눈부신 천지 허리까지 빠지는 3리 길 눈을 헤치며 학교 가는 손자들의 빨간 손에 아궁에 묻어 두었던 구운 감자 두 알씩 쥐여 주시던 큰 아매 눈물겨운 마음 어느새 돋아 있었네 양지 바른 담장 밑에 진작부터 보고 있었네 대문 열고 드나드는 다 큰 증손자들을 아직 산에는 군데군데 눈이 있고 마당의 개나리는 벙글 생각도 않는데 .. 사진 @레몬박기자 문익환의 밤비소리 _비오는 날의 풍경 밤비 소리 - 문익환 김윤식, 김현의 '한국문학사'를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누가 부르는 것 같아 눈을 뜯으며 창가에 나왔더니, 그건 천지를 뒤덮는 밤비 소리였습니다. 감시탑 조명등 불빛에 빗줄기들의 가는 허리가 선명합니다. 무지개가 서고 비들기를 날리려면 오늘 밤새, 내일도 모레도 며칠 더 쏟아져야 할 것 같군요? 밤비 소리가 왜 나를 불러냈을까? 나는 눈을 감고 귀를 기울입니다. 빗소리가 점점 세어져 갑니다. 선창 밑 어디 잠짝들 틈에 끼여 코를 골고 있을 요나를 깨우기라도 하려는 듯 빗소리가 이젠 마구 기승을 부리는군요. 나는 눈을 가늘게 떠 봅니다. 흥건히 젖은 속눈썹들 사이로 비쳐 드는 불빛이 비에 젖어 밤의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입니다. 밤이 울고 있습니다. 내가 대여섯살 되던 때의.. 다른 것은 옆에 잠들어 있는 아내의 고른 숨소리입니다 다른 것은 -문익환 자정이 지났습니다. 밤의 숨결에서 새벽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방바닥이 따스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손때 묻은 책들이 두 벽을 메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옷장이 있고 아내의 경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당장이라도 부엌에 나가 커피를 끓여 먹을 수 잇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감방과 다른 건 그런 게 아니고 옆에 잠들어 있는 아내의 고른 숨소리입니다. 아내의 숨소리를 원고지에 곧 옮길 수 있다는 것도 다르다면 퍽 다른 일입니다. -문익환의 시 '다른 것은 ' [문익환의 시] 밤의 미학과 부산 야경 밤의 미학 - 문익환 커튼을 내려 달빛을 거절해라 밖에서 흘러드는 전등불을 꺼라 그리고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려라 방 하나 가득한 어둠이 절로 환해져서 모든 것이 흙빛 원색으로 제 살을 내비치거든 네 몸에서도 모든 매듭을 풀어라 사진 @ 부산 황령산에서 너덜겅이 있는 부산 해운대 장산의 아름다운 계곡 부산 해운대를 지키고 있는 장산 외지인들은 해운대에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만 알고 여름에 해수욕장에만 바글바글하다. 부산 사람들은 여름에는 해수욕장을 외지인들에 빌려주고, 대신 해운대를 내려다 보고 있는 장산을 찾는다. 장산은 상당히 높아 보이지만 길이 그렇게 험하지 않아 성인은 1시간이면 충분히 등산할 수 있다. 그런데 올라가는 동안 아름다운 계곡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드문드문 작은 폭포들을 만날 수도 있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바위로 덮힌 특이한 계곡을 만나게 된다. 이런 곳을 너덜겅 또는 돌서렁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애추라고 하고 영어로는 scree 라고 한다. 장산꼭대기에 서면 해운대 뿐 아니라 부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에 오르는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산꼭대기에 서서 몸에 흐른 땀을 훔치며.. 일광해수욕장, 물은 바다로 흘러간다 길이 난다 길이 났다. 물길이 났다. 바다로 길이 났다. 사진 = 일광해수욕장 담치(홍합) 예찬 같은 것이라도 지방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부산에서는 담치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홍합이라고 한다. 아무리 봐도 담치가 더 담치같은데 표준말이 홍합이라 하니 홍합으로 부르기도 한다마는 내게 너는 담치다. 너는 참 맛있다. 어릴 때 동네 해변에서 담치를 따다가 장작불에 구워먹었다. 실컷 해수욕하다가 지칠 때 담치가 익는 냄새는 정말 기가 막힌다. 불 위에 올려 구워 먹기도 하고 냄비에 넣어 삶아 먹기도 하였다. 냄비에 삶을 때 뽀얗게 나오는 담치 국물이 예술이다.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을 수 없다. 어느 날 부페에 갔더니 거기 담치구이가 있었다. 담치에 버터를 발라 굽고 그 위에 치즈를 얹었다. 이렇게 요리해 먹는 건 첨이라 신기했다. 하지만 하나 먹고 다시 손이 가지 않는다. 어릴 때 추억이 너무 강해.. 이전 1 ··· 97 98 99 100 101 102 103 ··· 265 다음